퍼텐셜 유동의 지배 방정식과 해의 특성

들어가기 전에

켈빈의 순환 정리를 설명할 때 비압축성 비점성 유동일 때 유입 유동이 비회전 유동이라면 전체 유동을 퍼텐셜 유동으로 다룰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. 역으로 퍼텐셜 유동이라고 항상 비압축성 비점성 유동인 건 아니지만, 이번 장에서는 당분간 퍼텐셜 유동이라고 하면 비압축성과 비점성을 가정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.

퍼텐셜 유동의 지배 방정식

퍼텐셜 유동의 지배 방정식은 비압축성 연속 방정식에 속도 퍼텐셜을 대입하여 구할 수 있습니다.

\[ \nabla\cdot\V = \nabla\cdot\nabla\phi = \nabla^2\phi = 0 \]

즉, 퍼텐셜 유동은 라플라스 방정식을 따릅니다.

속도 퍼텐셜의 다가성

점 $P$에서 출발해 $P$로 다시 돌아오는 경로 $\C$를 생각해봅시다. 선적분의 기본정리에 의해

\begin{align} \phi_P - \phi_P = \oint\limits_{\C} \nabla\phi\cdot\ud\l = \oint\limits_{\C} \V\cdot\ud\l \label{eq:circ} \end{align}

폐곡선 $\C$에 대한 순환이네요. 켈빈의 순환 정리에서도 설명했듯이 순환은 $\C$를 경계로 하는 면 $D$ 위에서 와도를 적분한 것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. 퍼텐셜 유동은 와도가 0이니까 순환이 0이고, 그럼 식 \eqref{eq:circ}의 좌변이 0이라는 당연한 사실과 잘 일치합니다.

그런데 $\C$를 경계로 하는 면 $D$가 없으면 어떨까요? 다음과 같은 다중 연결 영역(multiply connected domain)을 봅시다. 그림이 조금 헷갈릴 수 있는데 구멍이 하나 뚫린 구 내부에 그 구멍을 한 바퀴 감싸도록 폐곡선 $\mathcal{C}$를 그린 것입니다.

이 경우 $\mathcal{C}$를 경계로 하는 면 $D$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, $\mathcal{C}$에 대한 순환이 0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. 그렇다면 뭔가 이상합니다. 식 \eqref{eq:circ}의 좌변이 0이 아닐 수 있을까요?

이 사실은 다중 연결 영역에서 속도 퍼텐셜이 여러 값을 가질 수 있는 다가 함수(multivalued function)라는 점을 의미합니다. 즉, 식 \eqref{eq:circ}의 좌변은 $P$에서의 속도 퍼텐셜과 $\mathcal{C}$를 따라 한 바퀴 돈 이후 $P$에서의 속도 퍼텐셜의 차이며, 이 값은 분명히 0이 아닙니다. 굉장히 비직관적인 사실이지만 어쨌거나 속도 퍼텐셜은 잘 정의됩니다.

극좌표계로 나타낸 2차원 다중 연결 영역
\begin{equation*} \Omega: \ \{ (r, \theta) | r \ge a \} \end{equation*}

에 대해 속도장이

\begin{equation*} \V = \frac{1}{r}\mathbf{e}_\theta \end{equation*}

와 같다면 속도 퍼텐셜은 어떻게 될까요? 정의에 따라 식을 세워보면

\begin{equation*} \nabla\phi = \frac{\rd\phi}{\rd r}\mathbf{e}_r + \frac{1}{r}\frac{\rd\phi}{\rd\theta}\mathbf{e}_\theta = \frac{1}{r}\mathbf{e}_\theta \end{equation*}

이므로 그 해는 상수항을 0으로 둘 때 아래와 같습니다.

\begin{equation*} \phi = \theta \end{equation*}

얼핏 보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길 수 있겠지만 각도는 $2\pi$를 더해도 동일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$+x$축 위의 점에서 속도 퍼텐셜을 $2\pi$의 어떤 정수배로 두든 문제 없습니다. 중요한 건 속도 퍼텐셜이 다가 함수이더라도 연속이고 미분 가능하며 그 기울기가 주어진 속도장과 동일하다는 점이죠.

퍼텐셜 유동의 유일성

다행히 퍼텐셜 유동은 아주 간단한 라플라스 방정식을 따르기 때문에 해의 유일성을 쉽게 증명할 수 있습니다.

단순 연결 영역의 경우

영역 $\Omega$ 내에서 정의되는 두 속도 퍼텐셜 $\phi_1$과 $\phi_2$를 생각합시다. 둘의 차이를 $\Phi=\phi_1-\phi_2$로 정의하면 $\Phi$ 역시 라플라스 방정식을 만족합니다. 따라서 다음이 성립합니다.

\begin{equation*} \nabla\cdot(\Phi\nabla\Phi) = \nabla\Phi\cdot\nabla\Phi + \Phi\cancel{\nabla^2\Phi} = \nabla\Phi\cdot\nabla\Phi \end{equation*}

양변을 $\Omega$ 내에서 적분하면

\begin{equation} \iiint\limits_\Omega \nabla\Phi\cdot\nabla\Phi \ud\mathcal{V} = \iiint\limits_\Omega \nabla\cdot(\Phi\nabla\Phi) \ud\mathcal{V} = \kern0.5em\subset\!\!\supset\kern-1.66em\iint\limits_{\rd\Omega} \Phi\nabla\Phi\cdot\mathbf{n} \ud\mathcal{S} \label{eq:vsq} \end{equation}

여기서 경계 조건을 고려합니다. 경계 $\rd\Omega$의 일부에서 $\phi$의 값이 주어지면 $\phi_1$과 $\phi_2$ 모두 그 값이므로 해당 영역에서 $\Phi\nabla\Phi\cdot\mathbf{n}$의 적분은 0입니다. $\nabla\phi\cdot\mathbf{n}$이 주어졌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. 즉, 경계 상의 모든 점에서 $\phi$ 또는 $\nabla\phi\cdot\mathbf{n}$이 주어지면 식 \eqref{eq:vsq}의 우변은 0이 됩니다. 그런데 좌변은 항상 0 이상인 함수 $\vert\nabla\Phi\vert^2$의 적분이니 이게 0이라는 것은 영역 $\Omega$ 전체에서 $\nabla\Phi$가 영벡터란 의미입니다. 따라서 $\nabla\phi_1=\nabla\phi_2$이고 퍼텐셜 유동은 유일합니다.

다중 연결 영역의 경우

다중 연결 영역도 앞과 비슷하게 할 수 있지만 속도 퍼텐셜이 다가 함수이기 때문에 적분하려면 그 값을 특정 범위로 제한해야 합니다. 적당한 분지 절단(branch cut)을 도입하여 분지 절단 위에서 불연속인 일반 함수로 만들어줍시다.

이제 식 \eqref{eq:vsq}와 똑같이 하되, 불연속인 분지 절단을 피해 면적분은 $\rd\Omega$뿐만 아니라 분지 절단의 양쪽 면을 포함해야 합니다. 아래 그림에서 빨간색 점선이 면적분 대상을 나타낸 것입니다. 편의상 경계 및 분지 절단과 일치하지 않게 그렸는데 실제로는 무한히 가깝습니다.

\begin{equation} \iiint\limits_\Omega \nabla\Phi\cdot\nabla\Phi \ud\mathcal{V} = \iiint\limits_\Omega \nabla\cdot(\Phi\nabla\Phi) \ud\mathcal{V} = \iint\limits_{\rd\Omega} \Phi\nabla\Phi\cdot\mathbf{n} \ud\mathcal{S} + \iint\limits_{D^+} \Phi\nabla\Phi\cdot\mathbf{n} \ud\mathcal{S} + \iint\limits_{D^-} \Phi\nabla\Phi\cdot\mathbf{n} \ud\mathcal{S} \label{eq:vsq2} \end{equation}

식 \eqref{eq:vsq2}의 우변 첫 번째 항은 앞과 똑같이 $\rd\Omega$에서 $\phi$ 또는 $\nabla\phi\cdot\mathbf{n}$이 주어졌을 때 0입니다. 나머지 두 항은 $D^+$와 $D^-$가 같은 위치이므로 하나로 합칠 수 있습니다. 단, $D^+$와 $D^-$의 법선 벡터는 반대 방향이라는 점에 주의합시다.

\begin{equation*} \iint\limits_{D^+} \Phi\nabla\Phi\cdot\mathbf{n} \ud\mathcal{S} + \iint\limits_{D^-} \Phi\nabla\Phi\cdot\mathbf{n} \ud\mathcal{S} = \iint\limits_D (\Phi^+ - \Phi^-) \nabla\Phi\cdot\mathbf{n} \ud\mathcal{S} \end{equation*}

여기서 $D$는 분지 절단이고 그 법선 벡터는 $D^+$와 같은 방향입니다. $\Phi^+$와 $\Phi^-$는 각각 $D^+$와 $D^-$ 상의 $\Phi$입니다. $\nabla\Phi$의 경우엔 분지 절단이 있더라도 속도 퍼텐셜의 기울기, 즉 속도는 연속이므로 양쪽을 구분하지 않고 쓸 수 있습니다.

위 식을 다르게 쓰면,

\begin{equation*} \iint\limits_D [(\phi_1^+ - \phi_1^-) - (\phi_2^+ - \phi_2^-)] (\nabla\phi_1\cdot\mathbf{n} - \nabla\phi_2\cdot\mathbf{n}) \ud\mathcal{S} \end{equation*}

만약 분지 절단에서 불연속의 크기 $\phi^+ - \phi^-$가 주어지거나 분지 절단을 통과하는 유량 $\nabla\phi\cdot\mathbf{n}$이 주어진다면 이 값은 0이고, 결과적으로 식 \eqref{eq:vsq2}의 좌변은 0이 됩니다. 따라서 이때 퍼텐셜 유동은 유일합니다.